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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과 만들기 (반죽 숙성, 칼집 내기, 시럽 집청)

by phj1003 2026. 3. 16.

솔직히 저는 어릴 적 엄마가 타래과 만드시는 걸 보면서 '저 모양 어떻게 만드는 거지?' 하고 신기해만 했습니다. 그러다 한번 따라 해보겠다고 반죽을 주무르다가 밀가루 범벅으로 만들어버린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엔 생강 특유의 알싸한 맛이 영 익숙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타래과(매작과)를 먹을 땐 그 맛이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설날이나 집안 잔치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그 바삭한 간식이 문득 그리워져서, 이번에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반죽 숙성이 관건입니다

타래과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가운데 칼집을 내어 꼬아 기름에 튀겨내는 한국 전통 유밀과(油蜜果)입니다. 여기서 유밀과란 곡물 가루 반죽을 기름에 지지거나 튀긴 뒤 꿀이나 조청을 바른 과자를 통칭하는 용어입니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제가 이번에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반죽의 글루텐 생성을 최소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밀가루 100g을 체에 곱게 친 뒤 굵은 소금 10g을 섞어줍니다. 그다음 생강 20g을 곱게 다져 물 4큰술과 함께 면보에 넣고 짜낸 생강물을 준비합니다. 이 생강물을 한 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해야 합니다. 너무 많이 치대면 글루텐이 과도하게 형성돼 튀겼을 때 바삭함이 떨어지고 질긴 식감이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몰라서 첫 시도 때 반죽을 과하게 치대는 바람에 튀긴 후 딱딱하게 굳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반죽이 한 덩어리로 뭉쳐지면 즉시 손을 떼고, 뚜껑을 덮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숙성시킵니다. 이 숙성 과정에서 수분이 밀가루 입자 사이로 고르게 스며들면서 반죽이 부드러워지고, 나중에 밀대로 밀 때 탄력이 생깁니다. 제가 만들 때는 1시간가량 숙성시켰는데, 손으로 눌렀을 때 말랑하게 들어가면서도 탄력이 느껴지는 상태가 됐습니다.

칼집 내기가 모양을 좌우합니다

숙성이 끝난 반죽을 도마에 올리고, 달라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뿌립니다. 밀대에도 밀가루를 묻혀 반죽을 3mm 두께로 밀어줍니다. 여기서 두께 조절이 중요한데, 3mm보다 얇으면 튀길 때 모양이 흐트러지고, 두꺼우면 속까지 익지 않아 눅눅한 식감이 됩니다. 제 경험상 3mm가 가장 적절했습니다.

밀어낸 반죽을 가로 2cm, 세로 5cm 크기로 재단합니다. 그다음 반으로 접어서 윗면에서 1cm 아래 지점에 중앙 칼집을 길게 넣고, 양옆으로 중앙보다 짧은 칼집을 추가로 넣습니다. 이 칼집 패턴이 타래과의 특징적인 모양을 만드는 핵심입니다. 칼집을 넣은 반죽을 다시 펴서 가운데 긴 칼집 사이로 반죽의 아랫부분을 집어넣고 살살 당겨주면, 마치 매듭을 지은 듯한 형태가 완성됩니다.

저는 처음 만들 때 칼집을 너무 깊게 넣어서 반죽이 찢어지는 실수를 했습니다. 칼집은 반죽 두께의 3분의 2 정도만 들어가도록 살짝 넣어주는 게 좋습니다.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복분자 가루나 치자 물, 녹차 가루 등을 반죽에 섞어 색을 입힌 뒤, 두 가지 색 반죽을 겹쳐서 밀면 훨씬 예쁜 매작과가 만들어집니다. 저는 이번엔 기본 반죽과 치자물을 넣은 노란색반죽을 사용했는데, 다음엔 녹차 반죽과 기본 반죽을 겹쳐보려고 합니다.

시럽 집청이 마지막 관문입니다

팬에 식용유를 자작하게 부어 중불로 가열합니다. 나무 젓가락을 넣어봤을 때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면 반죽을 넣을 타이밍입니다. 타래과를 넣은 직후 불을 중불(레벨 4 정도)로 낮추고, 튀기는 동안 벌어지는 모양을 젓가락으로 살짝 오므려줍니다. 한 번 건져낸 뒤 다시 넣어 두 번 튀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가볍게 익은 식감이 완성됩니다.

집청용 시럽은 설탕 60g과 물 80g을 냄비에 넣고 중불에서 젓지 않고 끓여 물엿 농도가 될 때까지 졸입니다. 이때 생강이나 계피를 넣으면 향이 더해져 풍미가 좋아집니다. 시럽에 튀긴 타래과를 넣어 골고루 묻힌 뒤 접시에 담고, 깨와 잣가루를 뿌려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잣가루는 잣의 껍질과 꼭지를 벗긴 뒤 A4 용지나 키친타월에 놓고 으깨어 만듭니다. 전통적으로는 잣가루를 사용하지만, 땅콩 가루나 아몬드 가루로 대체해도 괜찮습니다.

제가 만들어 먹어보니 시럽이 식으면서 표면이 얇게 굳어 바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그 맛이 떠올라 괜히 뭉클해지더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집청 직후 바로 고명을 뿌려야 잘 붙는다는 건데, 시럽이 식으면 고명이 떨어지기 쉬우니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합니다.

타래과는 손이 많이 가는 과자지만, 직접 만들면 시판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바삭함과 생강 특유의 알싸한 뒷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남은 반죽은 포크로 구멍을 송송 뚫고 계핏가루와 깨를 뿌려 구우면 간단한 계피 과자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 가족과 함께 만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youtu.be/pqmRjs_J2qM?si=dsnHSEAkXA4Yl7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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