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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반죽 포카치아 (글루텐 형성과 폴딩, 스팀효과와 굽기)

by phj1003 2026. 5. 7.

 어디선가 먹었던, 스펀지처럼 폭신하고 불규칙한 기공이 가득했던 그 포카치아의 기억이 이 레시피를 완성하게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치아바타와 함께 좋아라 하는 빵 중의 하나인데, 이건 올리브유가 많이 들어가서 조금 더 오일하고 바삭한 느낌이 좋습니다. 

포카치아로 샌드위치해 먹으면 정말 맛나답니다. 물론 그냥 먹어도 좋지만~~~

글루텐 형성과 폴딩의 원리

빵을 치대는 이유는 글루텐(Gluten)을 형성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글루텐이란 밀가루 속 단백질이 물과 결합해 만들어지는 그물망 구조로, 발효 중 생성되는 이산화탄소 기포를 가두어 빵이 부풀고 쫄깃한 구조를 갖게 해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일반적으로 글루텐을 만들려면 손으로 열심히 치대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이 레시피를 통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무반죽법에서는 치대는 대신 폴딩(Folding)으로 글루텐을 강화합니다. 폴딩이란 반죽을 사방에서 접어 올리는 동작을 말하는데, 이 과정을 반복하면 글루텐 가닥이 서로 정렬되고 탄력이 생깁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 폴딩할 때는 반죽이 흐물흐물하게 늘어지다가, 두 번째, 세 번째 폴딩을 거칠수록 눈에 띄게 탄탄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걸 경험하고 나서는 "반드시 치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습니다.

 

먼저 강력분 250g, 설탕10g, 소금4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2g를  먼저 섞어줍니다.

따뜻한 물 200~210g과  올리브오일10~20g을 넣고 원을 그리듯 섞어 날가루가 없어지게 하여 랩핑하여 20분 발효시킵니다.

다른 볼에 올리브오일을 약간 발라주고, 발효한 반죽을 옮겨줍니다. 폴딩을 하기위해 반죽을 잘 다룰수 있도록하기 위해서 입니다.

손에 오일을 바르고 반죽의 한쪽 끝을 늘여가며 4면으로 폴딩해 줍니다. 폴딩한 쪽을 아래쪽으로 뒤집어 놓고 다시 30분 발효합니다. 이런 식으로 3번의 폴딩을 하고 30분 발효 후 성형합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폴딩은 총 3회 진행됩니다. 간격과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재료 혼합 후 20분 발효 → 1차 폴딩
  • 30분 발효 → 2차 폴딩
  • 30분 발효 → 3차 폴딩(마지막) → 30분 발효 후 성형

폴딩 횟수가 기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폴딩을 하지 않거나 횟수가 적으면 반죽의 탄성이 약해져 기공이 고르지 않게 무너집니다. 반대로 폴딩을 너무 세게 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하면 글루텐이 과도하게 조여져 오히려 기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힘껏 접었다가 반죽이 지나치게 수축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살살, 리드미컬하게 접는 것이 맞다는 걸 몸으로 익혔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이스트(Yeast) 사용량입니다. 여기서 드라이이스트(Dry Yeast)란 수분을 제거해 건조시킨 효모로, 반죽 안에서 당을 분해해 이산화탄소와 에탄올을 생성하여 반죽을 부풀리고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이 레시피는 이스트 사용량을 의도적으로 줄여 천천히 발효시키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스트를 많이 쓰면 빨리 부풀지만 특유의 냄새가 강하게 납니다. 적게 쓰고 시간을 충분히 들이면, 향이 깔끔하고 풍미가 훨씬 깊어집니다. 실제로 이 방식으로 구운 포카치아는 냄새부터 달랐습니다. 빵집에서 나는 그 은은하고 구수한 향이 집에서도 그대로 났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발효 환경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실내 온도가 약 23도 전후일 때 가장 안정적으로 발효됩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집이 춥다면 밥솥 옆이나 따뜻한 곳에 반죽을 두는 것만으로 충분히 조절이 됩니다. 저는 겨울에는 전기밥솥 옆에 볼을 놔두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이게 의외로 잘 됩니다.

 

스팀효과와 굽기의 핵심

발효와 폴딩이 끝나면 반죽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만들면 모양이 그대로 있으면 발효가 잘 된 것입니다.

종이호일을 팬에 깔고,올리브오일을 발라줍니다.

준비된 반죽을 매끈한 면이 아래로 가도록 올려서 두고, 반죽의 양쪽을 가운데 까지 접어서 꼭꼭 찝어주고 모양을 잡아줍니다.

양쪽 끝부분도 꼭꼭 찝어서 반죽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뒤집어 줍니다.

손가락으로 콕콕 누르고 늘여가며 사각모양을 잡아줍니다.

랩을 덮어 마지막으로 30분 발효합니다.

 

굽는 온도도 중요합니다. 오븐 예열은 최고 온도(보통 250도 내외)로 하고, 반죽을 넣은 뒤 230도로 내려 12~14분 굽습니다. 이렇게 초반에 고온으로 오븐을 달궈두는 이유는, 반죽이 오븐에 들어가는 순간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븐 예열이 충분하지 않으면 반죽이 천천히 온도에 적응하면서 기공이 제대로 터지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예열 좀 빠뜨려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가 납작한 포카치아를 만들어본 뒤로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부분입니다.

 

올리브오일을 반죽 위에 바르고 손가락으로 찔러 딤플(Dimple)을 만드는 것도 단순한 모양 내기가 아닙니다. 여기서 딤플이란 반죽

표면에 고르게 눌러 만든 홈으로, 굽는 과정에서 반죽이 고르게 팽창하도록 돕고 올리브오일이 고이면서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허브와 굵은 소금을 뿌리면 이 딤플 사이에 고여서 맛이 더욱 응축됩니다. 제 경험상 소금은 플레이크 소금을 쓰는 게 씹힐 때 식감 차이가 확실합니다. 이 때 가지고 있는 허브를 뿌려줘도 좋습니다. 그런 다음 스프레이로 물을 8~10회 정도 뿌려줍니다.

최고 온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어 주고 다시 오븐안으로 물을 8~10회 빠르게 스프레이 합니다. 230도에서 12~13분 구워줍니다.

 

빵 굽기에서 스팀(Steam)이란 오븐 내부에 수증기를 공급해 반죽 표면의 수분을 유지시켜주는 기술입니다. 표면이 수분을 머금으면 고온에서도 굳지 않고 탄력을 유지하며 계속 부풀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분이 없으면 표면이 초반에 굳어버려 반죽이 충분히 팽창하지 못하고, 기공도 작아집니다. 업소용 데크 오븐에는 스팀을 자동으로 분사하는 기능이 기본 탑재되어 있지만, 가정용 오븐에는 이 기능이 없습니다(출처: 대한제과협회). 분무기로 반죽 위와 오븐 내부에 물을 뿌리는 건 이 스팀 기능을 수동으로 대신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직접 비교해봤는데, 분무기를 쓴 날과 쓰지 않은 날의 결과가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스팀 없이 구운 포카치아는 표면이 상대적으로 빳빳하고 기공도 작았습니다. 스팀을 준 쪽은 껍질이 얇고 바삭하면서도 속은 스펀지처럼 폭신했습니다. 이 차이를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분무기 뿌리는 게 귀찮지 않아집니다.

 

포카치아는 오븐에서 꺼낸 직후 바로 식힘 망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뜨거운 상태에서 팬 위에 그대로 두면 바닥 면에 수분이 고여 눅눅해집니다. 이 작은 마무리 하나가 식감을 꽤 좌우합니다.

 

무반죽 포카치아는 손이 많이 가는 레시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다리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치대는 수고 없이 폴딩 3회와 분무기 스팀만으로 이 정도 결과가 나온다는게 여전히 놀랍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분이라면 폴딩 간격과 물 온도만 잘 지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번 성공하고 나면 두 번째부터는 손이 알아서 움직이게 됩니다.


참고: https://youtu.be/4y4e-dWMnQw?si=hWY9-1CJY53UXe9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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