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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만들기 (베이글반죽, 데치기, 쪽파크림치즈)

by phj1003 2026. 3. 23.

동네 빵집 베이글이 항상 품절이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동네 빵집에서 파는 호두베이글에 쪽파크림치즈 조합이 너무 맛있어서 자주 찾게 되는데, 조금씩 만드는지 갈 때마다 없더라고요. 식사 대용으로도 좋고 든든해서 매번 사먹기만 했는데, 이번 기회에 집에서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재료도 간단하고 과정도 명확해서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습니다.

베이글 반죽과 글루텐 형성 과정

베이글 반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적당한 글루텐 형성입니다. 여기서 글루텐(Gluten)이란 밀가루 속 단백질이 물과 만나 형성되는 그물망 구조로, 반죽의 쫄깃함과 탄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베이글은 식빵처럼 부드러운 게 아니라 쫄깃한 식감이 생명이라 글루텐을 적당히 잡아줘야 합니다.

손반죽으로 시작한다면 무염버터를 전자레인지에 10초씩 돌려 녹인 뒤 30℃까지 식혀주는 게 첫 단계입니다. 물은 여름엔 차갑게, 겨울엔 20℃ 정도로 준비하고요. 설탕, 소금,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Instant Dry Yeast)를 넣습니다.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는 예비 발효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효모로, 일반 생이스트보다 보관이 편하고 활성이 빠릅니다.

여기에 연유를 추가하는데, 이게 베이글 속을 촉촉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연유 대신 꿀을 쓸 수도 있지만 제 경험상 연유를 넣었을 때의 크리미한 풍미가 확실히 다릅니다. 꿀을 넣으면 구움색이 좀 더 진하게 나와서 오븐 온도를 5~10℃ 낮춰야 겉이 타지 않습니다.

강력분과 중력분을 섞어 넣는데, 중력분이 없다면 강력분만 써도 괜찮습니다. 주걱으로 저어 섞다가 반죽이 뭉쳐지면 안쪽으로 모아 누르면서 덩어리로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반죽이 매끄러워질 때까지 2분간 접어주는데, 여기서부터 글루텐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랩을 씌워 20분 둔 뒤 1차 폴딩을 진행합니다. 폴딩(Folding)은 반죽을 접어가며 글루텐 구조를 강화하는 기법으로, 치대기보다 부드럽게 글루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손에 강력분을 살짝 바르고 반죽 속 가스를 빼준 다음, 3시 방향을 잡고 12시 방향으로 접어 부드럽게 눌러줍니다. 총 4번 접는데 너무 세게 늘리면 안 됩니다. 다시 랩 씌워 15분 두고, 2차 폴딩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베이글은 바게트처럼 글루텐을 강하게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반죽을 늘렸을 때 약간 두꺼운 막이 형성되지만 더 늘리면 쉽게 찢어지는 상태면 충분합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윈도우 페인 테스트(Window Pane Test)로 확인했을 때 반투명 막이 아주 얇게까지 안 나와도 됩니다. 윈도우 페인 테스트란 반죽을 얇게 늘려서 빛에 비춰봤을 때 찢어지지 않고 투명하게 보이는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기계 반죽을 쓴다면 더 간단합니다. 볼에 강력분과 중력분을 넣고 세 군데 구멍을 낸 뒤 설탕, 소금, 이스트가 서로 안 닿게 넣어줍니다. 직접 접촉하면 이스트 활성이 떨어질 수 있거든요. 가루로 덮은 뒤 찬물, 연유, 녹인 무염버터를 넣고 저속으로 뭉칠 때까지 섞다가 3단으로 올려 6분 정도 돌립니다. 볼이 깨끗해지고 반죽이 매끄러워지면 완성입니다.

데치기-베이글 발효와 삶기 과정의 핵심

1차 발효는 계절에 따라 환경을 조절해야 합니다. 여름엔 분무기로 물을 뿌려 습도를 맞추고, 봄가을엔 따뜻한 물을 채운 볼과 함께 밀폐 용기에 넣어 발효시킵니다. 오븐 발효 기능이 있다면 150℃로 10초만 예열한 뒤 끄고, 따뜻한 물 담은 볼과 함께 넣어주면 됩니다. 물이 식으면 다시 따뜻한 물로 교체하면서 45~50분 정도 발효시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처음엔 좀 헷갈렸는데, 핑거 테스트(Finger Test)로 확인하면 확실합니다. 핑거 테스트는 발효된 반죽에 손가락을 찔러봤을 때 구멍이 천천히 복원되거나 그대로 남아있으면 적정 발효, 빠르게 복원되면 덜 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핑거 테스트 시 구멍이 약간 수축되어야 적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베이글은 자국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을 때가 딱 맞더라고요(출처: 식품과학기술대사전).

발효 완료된 반죽은 가스를 빼고 약 101~102g씩 5개로 분할합니다. 둥글리기 한 뒤 15분 휴지시키고요. 밀가루 살짝 뿌린 뒤 반죽을 타원형으로 밀어줍니다. 매끄러운 면이 아래로 가게 놓고 위에서 아래로 1/3씩 접어 3겹으로 만든 다음, 아래로 당기듯 접고 이음매를 꼼꼼히 꼬집습니다.

성형이 어려워서 저도 처음엔 좀 애먹었습니다. 손으로 밀어가며 24.5cm 길이로 늘립니다. 밀대로 오른쪽 끝을 넓게 편 뒤, 왼쪽 끝을 그 안에 살짝 겹치도록 놓고 반죽으로 감싸줍니다. 이음매를 다시 꼬집어주고요. 구웠을 때 예쁘게 나오려면 가운데 구멍 지름이 3cm 정도 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랩으로 덮고 실온에서 25분 둡니다. 10분쯤 지났을 때 오븐을 210℃로 예열하기 시작하면 딱 맞습니다. 베이글의 가장 큰 특징은 굽기 전 삶는다는 점입니다. 이 과정을 베이글링(Bageling)이라고 하는데, 물에 데치면 전분이 젤라틴화되면서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독특한 식감이 만들어집니다.

물 1000g에 꿀 30g을 넣어 끓입니다. 꿀은 베이글 표면에 윤기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운데 구멍 지름이 2.5cm 정도 될 때까지 발효시킨 뒤, 반죽을 조심스럽게 들어 윗면부터 25초간 데칩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구울 때 표면이 쭈글쭈글해지니 시간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25초 후 뒤집어 25초 더 데친 뒤 물기 털어 오븐 팬으로 옮깁니다.

예열된 오븐 210℃에서 20분, 그다음 200℃로 낮춰 13~14분 더 굽습니다. 다 구워진 베이글은 바로 식힘망으로 옮겨야 밑면이 눅눅해지지 않습니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정말 촉촉하고 부드럽게 완성됩니다.

쪽파크림치즈

완성된 베이글에 쪽파크림치즈를 넣어서 먹었습니다. 동네 빵집에서 먹어봤던 그 호두베이글은 아니지만, 기본베이글에 쪽파크림치즈를 내 취향대로 만들어 봤습니다. 크림치즈 190g(필라델피아크림치즈 한통), 꿀 30g, 쪽파20g으로 쪽파크림을 만들어줍니다.
실온에 둔 크림치즈를 핸드 믹서로 부드럽게 풀고, 꿀 넣어 섞은 뒤 썰어둔 쪽파 넣어 주걱으로 섞습니다. 짜는 주머니에 넣어 베이글에 듬뿍 짜주면 됩니다. 겉면에 묻힐 쪽파는 조금 더 길게 잘라서 크림에붙여주면 비주얼도 훨씬 좋습니다.

파인소프트(Fine Soft) 3종을 사용하면 쫀득한 식감이 더 강해진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일반 가정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드는 게 낫다고 봅니다. 파인소프트는 제빵 개량제로 글루텐 강화와 수분 보유력을 높여주지만, 연유만으로도 충분히 촉촉하고 부드러운 결과물이 나옵니다. 중력분 대신 프랑스산 T55 밀가루를 쓸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반죽이 질어질 수 있어서 물을 5~10g 정도 줄이는 게 좋습니다(출처: 한국제빵기술연구소).

집에서 만든 베이글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냉장고에 넣었다 꺼내 먹어도 쫄깃함이 유지됩니다. 동네 빵집 베이글 품절 걱정 없이 원할 때마다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처음엔 성형이 좀 서툴러도 몇 번 해보면 금방 익숙해지니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youtu.be/A8LHoZm5vZ0?si=TKJGSSBR0PrHPC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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