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가 다가오면 매번 고민이 됩니다. 시판 제품을 사줄까, 아니면 직접 만들까. 저는 매년 11월이면 아이들과 함께 빼빼로를 손수 만드는데, 생각보다 과정이 간단해서 처음 시도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따라 하실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막대과자와 초콜릿만 있으면 준비는 끝이니까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빼빼로를 친구들에게 나눠줄 때 느끼는 뿌듯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콜릿 녹이기와 기본 재료 준비
빼빼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재료는 단연 초콜릿입니다. 저는 주로 다크 커버춰 초콜릿(couverture chocolate)과 화이트 초콜릿을 넉넉하게 준비합니다. 여기서 커버춰 초콜릿이란 코코아 버터 함량이 31% 이상인 고급 초콜릿을 의미하며, 일반 초콜릿보다 녹았을 때 흐름성이 좋고 굳은 후에도 광택이 살아있어 과자 코팅에 적합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이트 초콜릿은 특별한 용도가 있습니다. 말차가루를 섞어 연두색 말차 초콜릿을 만들거나, 딸기 파우더를 넣어 핑크색 딸기 초콜릿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화이트 초콜릿을 다크 초콜릿보다 더 많이 준비하는 편입니다. 막대과자는 시중에서 파는 참깨스틱을 주로 사용합니다. 빼빼로와 비슷한 길이와 굵기라서 초콜릿을 입히기에 딱 좋습니다.
초콜릿을 녹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탕(bain-marie)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뜨거운 물의 간접 열로 초콜릿을 부드럽게 녹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 방법은 냄비 두 개를 준비해야 하고 물 온도 관리도 신경 써야 해서 번거롭습니다. 저는 인덕션 보온 기능을 활용합니다. 50도로 맞춰두면 초콜릿이 타지 않고 부드럽게 녹아서 훨씬 편합니다. 인덕션이 없으시다면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30초씩 돌리면서 중간중간 저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핑 재료 준비
토핑 재료 선택도 빼빼로의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제가 주로 준비하는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하트 모양 슈가 데코와 진주볼 (반짝이는 포인트용)
- 아몬드 슬라이스와 각종 시리얼 조각 (바삭한 식감 추가)
- 쿠키 조각과 초코칩 (풍미 강화)
- 데코펜 (세밀한 장식용)
데코펜은 별도로 중탕을 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펜 끝이 금방 막히기도 하고, 초콜릿이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데코하면 번지기 때문입니다.
제작 과정에서 알아둘 실전 팁
과자에 초콜릿을 입히는 과정 자체는 정말 간단합니다. 녹인 초콜릿에 막대과자를 담갔다가 천천히 들어 올리면서 여분의 초콜릿을 흘려보냅니다. 이때 과자를 살짝 돌리면서 고르게 코팅되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제 아이도 처음 해봤을 때 아주 잘하더라고요. 손 협응력이 발달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좋은 활동이 됩니다(출처: 한국아동발달연구원).
초콜릿을 입힌 과자는 식힘망에 거꾸로 꽂아서 굳히는데, 식힘망이 없다면 스티로폼 접시에 구멍을 뚫어서 사용하셔도 됩니다. 저는 두 가지 방법을 다 써봤는데, 냉장고에 넣어 굳히면 5~1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실온에서 굳힐 경우는 집안 온도에 따라 20~30정도 걸립니다.
많은 분들이 "초콜릿을 얼마나 굳혀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이건 명확한 시간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집마다 온도와 습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신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봤을 때 초콜릿이 묻어나오지 않고 단단하게 느껴지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토핑 작업은 초콜릿이 어느 정도 굳었을 때 하는데, 여기서 "어느 정도"가 중요합니다. 완전히 굳으면 토핑이 붙지 않고, 너무 물렁하면 토핑 무게로 초콜릿이 흘러내립니다. 제 경험상 표면이 살짝 굳어서 손가락 자국은 남지 않지만 아직 약간의 점성이 남아있을 때가 최적입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토핑이 잘 안 붙어서 초콜릿을 조금 더 발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홈런볼에 초콜릿을 입혀 눈사람 모양을 만드는 것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업입니다. 큰 홈런볼을 몸통으로, 작은 홈런볼을 머리로 사용해서 초콜릿으로 붙이면 됩니다. 데코펜으로 얼굴을 그려주면 더 귀엽게 완성되는데, 이때는 정말로 초콜릿이 완전히 굳은 후에 작업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펜 자국이 번지면서 망하기 십상입니다.
작업 후 남은 초콜릿 처리도 중요합니다. 저는 여기에 따뜻한 우유를 부어서 초코우유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줍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고, 초콜릿도 알뜰하게 다 사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입니다. 버리는 것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도 수제 빼빼로의 장점입니다.
빼빼로를 다 만든 후에는 포장이 남았습니다. 투명 비닐에 담아 리본으로 묶거나, 작은 선물 상자에 담아주면 훨씬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저는 매년 지인분들께도 만들어서 선물하는데, 다들 정성이 느껴진다며 시판 제품보다 훨씬 좋아하십니다. 손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주는 따뜻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빼빼로를 만들어보시는 분들은 과정이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데,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즐거운 시간도 보낼 수 있고, 완성된 빼빼로를 보면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올해 빼빼로데이에는 직접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처럼 매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