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 만들어봤을 때 설탕량을 그대로 따라했다가 후회했습니다. 너무 달아서 혼자 다 먹기 힘들더라고요. 지름 10cm 원형 틀 기준으로 달걀 6개에 설탕 200g을 넣는 레시피가 일반적인데, 저는 165g으로 줄였더니 단맛이 좀 심심해졌지만 생크림을 채우고 나니 딱 적당했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설탕을 10% 정도 줄여서 170~175g 정도로 조절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머랭 휘핑과 반죽 비율, 실패 없이 만드는 법
카스텔라 시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머랭입니다. 달걀 6개(껍데기 제외 330g)를 준비해서 따뜻한 물 위에 올려 38도까지 데워주는데, 요리용 온도계가 없다면 손가락을 넣었을 때 미지근하게 느껴지는 정도면 됩니다. 여기서 38도란 달걀의 단백질이 안정적으로 거품을 형성할 수 있는 최적 온도를 의미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온도가 너무 낮으면 머랭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고, 너무 높으면 달걀이 익어버릴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설탕 200g을 넣고 핸드믹서로 휘핑을 시작하는데, 속도 조절이 정말 중요합니다. 고속으로 5분, 중속으로 2분, 저속으로 3분 총 10분간 휘핑해야 떨어뜨렸을 때 자국이 남는 단단한 머랭이 완성됩니다. 제 경험상 이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시트가 푹 꺼지거나 질척해지더라고요. 박력분 180g을 넣을 때는 체에 쳐서 흩뿌리듯이 넣어야 머랭이 깨지지 않고 밀가루가 뭉치지 않습니다.
그다음이 핵심인데, 우유 37g, 포도씨유 25g, 바닐라 익스트랙 15g을 따뜻하게 데운 것에 반죽을 조금 넣어 '희생 반죽'을 만듭니다. 여기서 희생 반죽이란 오일과 액체가 머랭을 직접 깨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유화시켜주는 과정을 뜻합니다. 이 단계를 생략하면 본 반죽에 오일을 바로 넣었을 때 머랭이 순식간에 꺼져버리거든요. 희생 반죽을 본 반죽에 넣고 주걱으로 바닥까지 제대로 섞지 않으면, 나중에 구웠을 때 밑부분이 딱딱하게 가라앉는 현상이 생깁니다.
반죽량은 생각보다 많이 나옵니다. 저는 대란 6개로 했더니 322g이 나왔는데, 파운드 틀에 머핀컵 3개를 끼워서 구웠는데도 반죽이 남아서 머핀탑이 넘쳐버렸습니다. 다음번에는 대란 5개 정도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반죽을 틀 높이의 70~80% 정도만 채워야 부풀어 오를 공간이 생기니까요.
굽기 온도와 보관법, 실제로 해보니
오븐 온도 조절이 정말 까다로웠습니다. 유산지를 높이 9cm로 잘라 원형 틀에 넣고, 반죽을 부은 뒤 틀을 살짝 쳐서 기포를 빼줍니다. 일반적으로는 150도에 30분 굽는다고 하는데, 제 오븐은 정온도보다 살짝 낮은 편이라 160도에 20~25분 구웠습니다. 여기서 정온도란 오븐 내부 온도가 설정 온도와 정확히 일치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각 가정의 오븐마다 실제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엔 조금 낮은 온도로 시작해서 상태를 보며 조절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미니 원형 틀로 구운 것은 정말 예쁘게 나왔는데, 머핀 틀로 구운 건 유산지에 반죽이 다 붙어버려서 먹을 게 별로 없었습니다. 틀 선택도 중요하더라고요. 다 구워진 시트는 가볍게 쳐서 내부 스팀을 빼주고 완전히 식혀야 합니다. 식히지 않고 크림을 바르면 크림이 녹아버리거든요.
생크림 500g에 설탕 40g을 넣고 단단하게 휘핑한 뒤 짤주머니에 담아둡니다. 시트 중앙에 십자로 칼집을 내고 크림을 최대한 밀어 넣는데, 이 칼집이 정말 신의 한수였습니다. 칼집 없이 그냥 넣으면 크림이 옆으로 새어나오거든요. 슈거파우더를 살짝 뿌려 마무리하면 완성입니다. 밀봉해서 냉장 보관했다가 먹으면 더 촉촉하고, 저는 생크림 없이 카스텔라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연유크림 레시피를 찾아서 카스텔라와 맞춰보고 싶습니다. 생크림 설탕 비율도 좋았지만, 연유의 고소한 맛이 더해지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거든요. 냉장고에 4일 정도 두니까 좀 떡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2~3일 안에 먹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처음 만들어보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달걀량: 대란 5~6개 (너무 많으면 반죽이 남습니다)
- 설탕량: 단맛 조절하시려면 165~175g으로 줄이세요
- 굽기 시간: 오븐마다 다르니 160도에 20분부터 시작해서 상태 보며 조절
- 보관: 밀봉 냉장보관 2~3일 이내 섭취 권장
오븐에서 부풀다가 터지는 현상은 온도가 너무 높거나 반죽을 과하게 섞었을 때 생깁니다. 굽는 중에 윗면이 갈라지면서 쪼그라드는 건 머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거나, 오븐 문을 자주 열어서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처음 20분은 절대 오븐 문을 열지 마시고, 온도를 살짝 낮춰서 천천히 익히는 게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정리하면 생크림 카스텔라는 머랭 휘핑과 온도 조절만 잘하면 집에서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설탕량은 본인 취향에 맞게 조절하시고, 전용 틀이 있으면 더 예쁘게 나오지만 없어도 괜찮습니다. 처음 도전하신다면 대란 5개로 시작하셔서 본인 오븐의 성질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도 몇 번 실패하고 나서야 제 오븐에 맞는 온도와 시간을 찾았거든요. 한 번 성공하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쉬워지니까 포기하지 마시고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