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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설기떡 (물주기, 무스링 성형, 초코칩 장식)

by phj1003 2026. 4. 23.

설기떡이 참 쉬울꺼라 생각했었죠.  그냥 쌀가루에 물 섞고 찌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물의 양 하나, 체에 거르는 횟수 하나가 식감을 완전히 바꿔놓더라고요. 수박 모양 설기떡, 생각보다 훨씬 섬세한 작업이었습니다.

 

수박 설기떡은 빨간 속살 부분과 초록 껍질 부분, 두 가지 쌀가루 반죽을 따로 만듭니다. 빨간 부분에는 건식 쌀가루 290g, 물 150g, 소금 3g, 딸기향 식용색소 10g이 들어가고, 초록 부분에는 건식 쌀가루 110g, 물 60g, 소금 1g, 멜론향 식용색소 4g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건식 쌀가루란, 불린 쌀을 씻어 건조한 뒤 분쇄한 가루를 말합니다. 습식 쌀가루와 달리 수분 함량이 낮기 때문에, 물 조절을 직접 해야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처음엔 습식과 건식 구분 없이 썼다가 반죽이 너무 질어져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색소 선택도 생각보다 중요했습니다. 식용색소(Food Color)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된 성분이어야 하는데, 여기서 식용색소란 음식에 색을 더하기 위해 첨가하는 식품첨가물로, 타르 색소와 천연 색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이번 레시피에서는 딸기향과 멜론향이 함께 포함된 제품을 사용했는데, 향과 색이 한 번에 해결되어서 편리했습니다. 식품첨가물 허용 기준은 법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물주기, 이 단계에서 반이 결정된다

직접 겪어보니 물주기 과정이 설기떡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었습니다.

 

물에 소금과 색소들을 넣어서 먼저 녹인후 쌀가루에 물주기를 해야 합니다.

물을 한꺼번에 부으면 안 되고, 150g을 조금씩 나눠 부어가며 손으로 비벼야 합니다. 쌀가루 입자 하나하나에 수분이 고루 스며들게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수화율(水和率)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수화율이란 가루 식품이 흡수하는 수분의 비율을 말하는데, 이 수치가 맞지 않으면 떡이 퍼석하거나 반대로 질척거리게 됩니다. 물주기가 바로 이 수화율을 손으로 직접 맞추는 작업입니다.

 

제가 처음 만들었을 때 물을 조금 많이 넣었더니 반죽이 뭉쳐서 체에 잘 안 내려갔고, 결국 떡이 전체적으로 조밀해졌습니다. 그 이후로 물은 반드시 조금씩 추가하면서 가루 상태를 손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물주기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물주기한 쌀가루를 한 움큼 꼭 쥐었을 때 바로 부서지지 않고, 덩어리 모양이 그대로 있거나 손으로 2~3번 정도 살짝 던져도 덩어리가 잘 뭉쳐있으면 물주기가 잘 된 것입니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수분 흡수가 잘 된 것이고, 그 후 고운체에 걸러 결을 정리해줍니다. 물주기한 반죽은  냉장고에서 3시간 이상 휴지시켜야 하는데, 이 휴지 과정에서 반죽 내 수분이 균일하게 분산됩니다.

 

물주기 완성도를 확인하는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물은 한 번에 붓지 않고 반드시 조금씩 나눠서 추가한다
  • 가루를 한 웅큼 쥐었을 때 부서지지 않아야 수분이 충분히 흡수된 상태다
  • 손바닥 위에서 통통 튕겼을 때 2~3번에 모양이 유지되면 성공
  • 물주기 후 고운체에 한 번, 찌기 직전에 한 번 더 총 두 번 체에 내린다

휴지한 쌀가루를 꺼내서 다시 한번 고운체에 내려주고 물솥에 김이 오를 때, 찌기 바로 전 분량의 설탕을 넣어 골고루 섞어줍니다. 떡을 찔 때 설탕을 미리 넣으면 설탕이 주변의 수분을 모두 빼앗아 쌀가루가 덩어리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찌기 직전에 설탕을 섞어 줍니다. 

 

무스링 성형, 수박 모양을 잡는 과정

이 단계가 수박 설기떡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무스링(Mousse Ring)이란 케이크나 떡의 형태를 잡아주는 원형 틀로, 테두리만 있고 바닥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레시피에서는 두 가지 크기를 사용합니다. 지름 18cm의 2호 무스링으로 빨간 속살 부분을 먼저 잡고, 지름 21cm의 3호 무스링으로 그 바깥을 감싸서 초록 껍질층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2호링을 찜기의 가운데에 놓고 빨간색쌀가루에 작은 초코칩을 섞어서  채워줍니다. 그리고 맨 위쪽에도 초코칩을 드문드문 자리잡아 줍니다. 링을 제거하기전에 링을 잡고 약간씩 움직여서 모양을 좀더 고정시켜줍니다. 링보다 조금 작은 원이 되도록 흔들어 다져 줍니다.  그런 다음  2호 링을 제거할 때 너무 빨리 위로 들어 올리다가 빨간 쌀가루를 건들려 모양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생길수 있으므로, 링을 제거할 때는 수직으로 아주 천천히 들어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에서 한 번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야 조심성이 더 생겼습니다.

 

 빨간 쌀가루를 가운데 오게 하여  3호 링을 씌운 뒤, 지름 18cm 유산지를 빨간 쌀가루위를 덮어주고, 빨간 쌀가루와 3호링 사이의 빈틈에 설탕을 넣은 초록 쌀을 채워 줍니다.  후, 18cm유산지를 초록쌀가루가 빨간 쌀가루위에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여 제거합니다.

 그리고, 찌기전에 칼금을 넣어주어야 모양이 잘 제대로 나오기 때문에  칼금을 넣어줍니다. 저는 6등분으로 하거나 8등분으로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이때 칼이 바닥 끝까지 닿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바닥까지 닿지 않으면  단면이 지저분해 집니다. 

 

그런다음 2호링 뺄때 처럼, 3호링을 잡고 살짝 움직여 초록 쌀가루도 테두리를 다져 준  뒤에 3호링을 제거해 줍니다.

 

찜과 뜸, 마지막 온도 조절이 식감을 완성한다

성형이 끝난 반죽은 센 불에서 20분 찌고, 불을 끈 뒤 5분 뜸을 들입니다. 뜸 들이기(뜸)란 찌기가 끝난 후 열원을 제거하고 남은 복사열로 내부까지 고르게 익히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겉은 다 익었어도 속이 덜 익거나, 수분이 고르게 퍼지지 않아 식감이 불균일해집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설기떡류는 고온 단시간 찜보다 적정 온도에서 충분히 찐 뒤 뜸을 들이는 방식이 내부 전분의 호화도를 높여 더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호화(糊化, Gelatinization)란 전분이 물과 열을 만나 부드럽게 풀어지는 현상인데, 쉽게 말해 쌀가루가 열에 의해 익으면서 쫀득하고 부드러운 떡의 질감이 만들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 호화 과정이 충분히 이뤄져야 설기떡 특유의 고운 식감이 나옵니다.

 

뜸들이기 후에 떡 뒤집개 판을 대고, 뒤집어 꺼내어 줍니다. 좁은 공간에 놓아두면 수분이 응결되어 표면이 눅눅해지기 때문에, 넓은 판 위에 펼쳐서 식히는 것이 좋습니다. 한 김 식힌 뒤에는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하면 됩니다. 초코칩이 수박씨를 표현하면서 모양도 귀엽고, 은은한 단맛과 함께 우유 한 잔과 잘 어울리는 디저트가 완성됩니다.

 

수박 설기떡은 재료 자체가 복잡하지 않지만, 물주기와 성형 과정에서 정성이 많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저는 처음 만들었을 때 물주기를 대충 했다가 퍼석한 식감으로 실패했고, 그 이후로 각 단계를 훨씬 꼼꼼하게 챙기게 됐습니다. 한 번쯤은 실패해봐야 오히려 감을 잡기 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여름에 어울리는 귀여운 디저트를 직접 만들고 싶다면, 이 수박 설기떡을 한 번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youtu.be/Ql3qXZBnoVo?si=mw2_xkHGH-guUEQ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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