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그냥 만들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아웃백에서 나오는 그 까만 빵, 허니버터 듬뿍 발라서 꿀꺽 삼키던 맛 그대로 집에서 재현할 수 있을 거라 쉽게 봤는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통밀 비율부터 버터 넣는 타이밍, 폴딩 횟수까지, 변수 하나하나가 결과물을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둘째가 넘나 좋아라 하는 빵이어서 꼭 제대로 재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둘째는 아웃백에 이빵때문에 가자고 하는 아이였거든요~~^^

통밀과 코코아가 만드는 부쉬맨 브레드의 정체성
처음 레시피를 짤 때 통밀가루를 많이 넣을수록 더 맛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건강하고 구수한 맛이 강해질 테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통밀 비율을 높여 구워보니 오히려 원래 아웃백 맛과 멀어졌습니다. 통밀 특유의 겨 향이 너무 강하게 치고 올라와서, 아웃백에서 먹던 그 부드럽고 은은한 풍미가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중력분 210g에 통밀가루 80g, 코코아파우더 10g 비율을 씁니다. 여기서 중력분이란 강력분과 박력분의 중간 단백질 함량을 가진 밀가루로, 강력분처럼 쫄깃하지도, 박력분처럼 부슬부슬하지도 않은 식감을 만들어냅니다. 아웃백 오리지널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력분보다는 중력분을 썼을 때 그 특유의 짧게 끊어지는 식감이 더 비슷하게 재현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두 가지로 구워서 먹어봤는데, 강력분 버전은 쫄깃해서 맛은 있지만 뭔가 아웃백 빵이 아닌 다른 빵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코코아파우더는 반드시 체에 쳐서 사용해야 합니다. 덩어리진 채로 넣으면 반죽 안에서 고르게 퍼지지 않아 색과 맛이 불균일하게 나옵니다. 부쉬맨 브레드의 그 짙은 갈색은 코코아와 흑설탕이 함께 만들어내는 색입니다. 인스턴트 커피도 함께 들어가는데, 양 조절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카누나 베트남 커피처럼 진한 타입은 절반만 넣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가 한번 넉넉하게 넣었다가 커피 향이 너무 강하게 치고 나와서 빵 본연의 풍미를 덮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수분 조절과 버터 투입 타이밍, 이 두 가지가 승패를 가릅니다
제가 실수한 부분이 바로 수분 조절이었습니다. 레시피에 물 170g이라고 나와 있으면 그냥 다 넣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밀가루 제조사, 통밀 브랜드, 그날의 습도에 따라 반죽이 흡수하는 수분량이 달라집니다. 특히 백설이나 우리밀 중력분을 사용하는 경우 물을 다 넣으면 반죽이 지나치게 질어진다는 경험담이 많습니다.
그래서 물 10~15g을 미리 남겨두고, 반죽 상태를 보면서 추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반죽이 약간 질척이는 정도는 괜찮지만, 형태를 잡기 어려울 만큼 흘러내린다면 거기서 멈춰야 합니다.
버터 투입 타이밍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녹인 버터를 처음부터 넣으면 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빵이 자꾸 터졌습니다. 이 레시피처럼 쿠프(칼집)를 내지 않고, 개당 150g의 된 반죽으로 굽는 경우 균열이 생기기 쉬운 구조입니다. 녹인 버터는 반죽의 유지막 형성에 영향을 주어 글루텐 조직이 약해지기 때문에, 실온에서 부드럽게 만든 버터를 반죽에 천천히 흡수시키는 방식이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굽는 과정에서 빵의 수분 활성도(Water Activity)도 신경 써야 합니다. 수분 활성도란 식품 속 자유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빵이 빠르게 건조해지고 딱딱해집니다. 오븐에서 꺼낸 직후 바닥에 한 번 탁 떨어뜨려 수축을 막고, 식힘망 위에서 빠르게 식히는 것이 내부 습기를 적절히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빵의 최적 보관 온도와 수분 관리에 대한 기본 원칙은 식품 과학 연구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핵심 변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통밀가루 비율은 전체 가루의 약 28% 이하로 유지해야 원작에 가까운 풍미가 납니다.
- 물은 10~15g 남겨두고 반죽 상태를 보면서 추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 버터는 반드시 실온에서 부드럽게 만든 후 반죽에 천천히 흡수시킵니다.
- 폴딩은 2회만 해서 글루텐 형성을 최소화합니다.
- 마지막 발효할때와 굽기전 표면에 물을 충분히 뿌려 스팀을 공급합니다. (빵터짐 방지)
만들기
준비한 물155g에 우유35g,꿀17g,인스턴트커피2g을 넣고 전자렌지에 30초 돌려 따뜻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드라이이스트5g을 넣어 잘 섞어줍니다. 그리고 흑설탕이나 갈색설탕45g, 소금5g, 중력분210g, 통밀가루80g,코코아파우더10g을 체에 쳐서 넣어 주걱으로 빙빙 돌려가며 섞어주고, 필요한 경우 남겨둔 물을 조금씩 추가해서 되기를 맞추어줍니다. (질척이지 않고 한 덩어리가 되도록) 면보를 적셔서 볼을 덮어주고 10분정도 휴지 합니다. 실온에 두어 차갑지 않은 버터30g을 반죽에 넣어 주물주물 섞어줍니다.버터가 골고루 흡수가 되면 볼에 약간의 오일을 두르고 반죽을 들었다 놓아 다시 면보를 덮어 15분간 발효시킵니다. 3단 폴딩을 한~두번 정도 해줍니다. 그리고 다시 30분 정도 발효시켜줍니다. 손가락으로 반죽가운데 구멍을 뚫어 구멍이 그대로 있으면 발효가 잘 된 것입니다. 그리고 반죽을 조금 떼어내여 양쪽으로 당겨 사각형을 만들어 보면 글루텐막이 잘 형성되지 않아서 찢어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반죽을 150g정도로 4개로 나누어 줍니다.그런 다음 모양을 성형을 해줍니다 손으로 동글동글 동글려서 다시 15분 정도 휴지시킨후 평평하게 만들어 다시 5분정도 쉬었다가 3단접기를 하고 이음매끼리 잘 꼬집어 닫아줍니다. 마지막으로 한쪽면에 콘밀을 묻혀줍니다. 잘 묻지 않을때 물을 분무한 후에 묻혀 줍니다. 성형을 마친후에 오븐 트레이에 간격을 두어 놓을때 바닥에도 물을 분무해 줍니다. 그리고 최종 발효(25~30분)를 하는데, 이 때 빵 표면에 물을 충분히 뿌리는 것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표면의 수분이 빵이 마르는 것을 막아주고, 옆구리가 터지지 않게 도와줍니다. 170도로 오븐예열을 하고, 발효시킨 반죽을 손으로 찔렀을 때, 약간의 자국이 남는다면, 구우면 됩니다. 굽기전에 밀가루를 체에 받쳐 위쪽에 살살 뿌려도 주고, 다시 모든 표면에 물을 분무해 줍니다. 예열된 오븐에 20~23분간 구워줍니다. 오븐에서 꺼낸 직후 바닥에 한 번 탁 떨어뜨려 줍니다.
허니버터
부쉬맨 브레드는 허니버터 없이는 완성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집 앞에 생긴 아웃백에 가서 처음 이 빵을 먹었던 날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닭살 같은 말랑한 빵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딱한 유럽식 빵도 아닌 그 애매하고 독특한 질감에, 허니버터가 녹아드는 조합이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먹성이 별로 좋지 않은 어린 울 둘째도 이빵은 하나를 제대로 먹어주더라구요~~^^
허니버터를 만들 때 가염 버터를 쓰는 것을 권합니다. 무염 버터를 쓰면 단맛만 도드라져서 밋밋한 느낌이 납니다. 꿀은 버터 양의 2/3 정도가 적당합니다. 꿀을 너무 많이 넣으면 묽어져서 발라 먹기 불편해지고, 너무 적으면 단맛이 부족합니다.
몇 번이고 변수를 바꿔가며 구워봤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의 양보다 각 단계에서의 '감'이었습니다. 반죽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발효가 제대로 되었는지 손가락으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레시피 숫자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처음엔 어색하더라도 한두 번 구워보면 반죽이 어떤 상태여야 하는지 금방 감이 옵니다. 허니버터까지 직접 만들어 발라 먹는 그 순간의 만족감은, 몇 번의 실패를 충분히 보상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