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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파이 만들기 (퍼프페이스트리, 사과필링, 바구니모양)

by phj1003 2026. 4. 1.

솔직히 저는 애플파이 만들기를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시중에 파는 것처럼 결이 살아있는 파이를 만들려면 단순히 반죽을 섞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더라구요. 특히 퍼프페이스트리(Puff Pastry)는 버터와 반죽을 여러 번 접고 펴는 과정을 거쳐야 층층이 쌓인 식감이 나온다는 사실을 몸소 체감했습니다. 여기서 퍼프페이스트리란 반죽과 버터를 반복적으로 접어 구웠을 때 바삭하게 부풀어 오르는 층을 만드는 페이스트리 기법을 의미합니다. 제가 직접 만들어보니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지만, 완성된 파이의 결은 정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애플파이
애플파이

퍼프페이스트리 반죽,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이유

많은 분들이 파이 반죽은 그냥 밀가루에 버터 넣고 물 부으면 된다고 생각하시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퍼프페이스트리의 핵심은 버터가 반죽 안에서 녹지 않고 층을 이루며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차가운 물 100g에 소금 6g을 녹인 후 박력분 280g과 차가운 무염버터 190g을 섞어 작업했는데, 처음에는 반죽이 상당히 질게 느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레시피대로 물을 전부 넣어도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작업 환경의 온도나 버터 상태에 따라 반죽의 질감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특히 버터가 충분히 차갑지 않으면 반죽이 미끄럽고 질척해지면서 실제보다 수분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다음에 만들 때는 물을 80~90g 정도부터 시작해서 상태를 보며 조금씩 추가할 계획입니다.

버터를 콩알이나 쌀알 크기로 잘게 다진 후 찬물을 넣고 한 덩이로 뭉쳤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지퍼백에 담아 밀대로 얇게 펴서 냉장실에서 1시간 정도 휴지시키는 과정입니다. 휴지(休止)란 반죽을 쉬게 하여 글루텐의 긴장을 풀어주는 작업을 말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반죽이 수축하거나 질겨질 수 있습니다(출처: 식품과학기술대사전).

휴지 후에는 반죽을 넓게 펴서 3절 접기를 4번 반복했습니다. 이 3절 접기(Lamination)란 반죽을 3등분으로 접어 층을 만드는 기법으로, 반복할수록 반죽 안에 수백 개의 얇은 층이 형성됩니다. 쉽게 말해 종이를 여러 번 접으면 두꺼워지는 것처럼, 반죽도 접을 때마다 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원리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하고 다시 냉장실에 1시간 넣어뒀는데, 작업 중간중간 반죽과 버터를 차갑게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냉동 보관한 퍼프페이스트리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제 경험상 접어 펴는 과정을 하고 바로 구워야 아무래도 결이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냉동했다가 사용할 경우엔 접는 과정 전까지만 작업하고, 사용하는 날 접고 밀어 펴는 과정을 다시 진행하는 편입니다.

사과필링

사과 필링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사과 570g의 껍질을 벗긴 후 작게 썰어 냄비에 넣고 설탕 30g, 메이플시럽 40g, 시나몬 파우더 2g을 넣었습니다. 여기서 시나몬 파우더는 단순히 향을 더하는 것뿐 아니라 사과의 단맛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중약불에서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끓이며 중간중간 저어주다가, 레몬즙 15g을 넣고 조금 더 끓인 후 불에서 내려 식혔습니다.

저는 사과를 큼직하게 썰어서 졸였는데, 씹는 식감이 남아있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잘랐을 때 사과 필링 모양이 깔끔하게 유지되길 원하신다면 옥수수 전분물을 조금 추가하시면 좋습니다. 전분이 사과에서 나온 수분을 잡아주면서 필링이 흐트러지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되거든요(출처: 한국식품연구원).

 

바구니모양

솔직히 이 애플파이에서 가장 머리 아팠던 부분은 바로 바구니 모양 성형이었습니다. 준비된 퍼프페이스트리를 밀어 편 후 자를 대고 길게 잘라 단면이 위로 가도록 놓아야 하는데, 처음 보는 분들은 정말 복잡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먼저 잘라둔 반죽을 23cm원형 위에 9개를 간격을 두고 나란히 놓습니다.


짝수번째 반죽을 반으로  한쪽으로 모으세요.



새로운  10번째 반죽하나를 가운데 수직으로 올립니다.



한쪽으로 모아둔 짝수번째 반죽을 다시 길게 놓아줍니다



그 다음 홀수번째 반죽을 한쪽으로 모으세요



11번째 반죽하나를 10번째 반죽 옆에 놓습니다. 한쪽으로 모아둔 홀수번째 반죽을 다시 길게 놓아줍니다.

 

 다음은 짝수번째 반죽을 접어두고 또 하나의 반죽을 올리고를 반복하며 18번째 반죽까지 올려 바구니모양을 완성합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단면을 위로 향하게 배치하면 구웠을 때 층층이 쌓인 결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엄청 두껍고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이 완성되더라구요. 바구니 모양은 23cm 원형으로 잘라 비닐 랩을 씌워 냉장 보관하고, 잘라낸 남은 반죽을 모아 21cm 크기로 밀어 15cm 틀에 펴서 붙인 후 포크로 구멍을 냈습니다. 이 과정을 도킹(Docking)이라고 하는데, 반죽에 구멍을 내어 굽는 동안 공기가 빠지게 하여 바닥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방지하는 기법입니다. 저는 원형 팬 대신 무스틀을 사용했는데, 유산지나 테프론 시트를 둘러서 꺼낼 때 훨씬 수월했습니다.

식혀둔 사과 필링을 채우고 눌러 편 후 180도 오븐에서 30분 정도 구웠습니다. 그 위에 미리 바구니 모양으로 만들어둔 파이 반죽을 올리고 모두 감싼 뒤  남는 부분은 잘라내고 모양을 잡은 뒤, 210도 오븐에서 30분 더 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엿을 발라 윤기를 더하니 정말 먹음직스러운 애플파이가 완성됐습니다.

 

제가 이번에 애플파이를 만들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온도 관리가 전부"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파이 만들기는 간단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버터가 조금이라도 녹으면 반죽이 질척해지고 층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작업 도중 반죽이나 버터가 따뜻해졌다 싶으면 주저 없이 냉장실에 넣어 식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바구니 모양 성형은 솔직히 처음엔 너무 복잡해서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파이를 보니 그 수고로움이 충분히 가치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위에 얹은 파이 결이 정말 두껍고 선명하게 살아 있어서 일반적인 격자무늬 파이보다 훨씬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다음에 만들 때는 물의 양을 조금 줄이고, 반죽 상태를 더 자주 체크하면서 작업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냉동 보관할 때도 접기 전 단계까지만 해두고, 사용 당일에 3절 접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해볼 예정입니다. 여러분도 애플파이에 도전하신다면 무엇보다 버터를 차갑게 유지하는 것, 그리고 조금 복잡해 보여도 바구니 모양에 한 번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결과물의 만족도가 정말 다릅니다.


참고: https://youtu.be/CUEsMqfDswk?si=XvnTqzTcvdvkWp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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