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집에서 오란다를 만들어봤는데, 시중 제품보다 당도를 낮추고 견과류 함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지름 7.5cm 실리콘 틀에 쌀조청 105g, 설탕 35g, 버터 20g, 물 15g을 넣고 끓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시럽 농도를 맞추는 게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오란다콩 200g을 기본으로 해서 호두, 해바라기씨, 크랜베리 등 다양한 조합을 시도했고, 실온에서 3~4일, 냉장 1~2주, 냉동 1달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실용적이었습니다.
시럽 농도가 성공의 80%를 결정합니다
오란다 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럽의 농도 조절입니다. 쌀조청 105g, 설탕 35g, 버터 20g, 물 15g을 팬에 넣고 중불에서 바글바글 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점도가 확 올라가는데, 여기서 오란다콩을 투입하는 타이밍이 핵심입니다. 저는 처음 만들 때 시럽이 너무 묽은 상태에서 콩을 넣어서 성형이 제대로 안 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시럽의 당도(Brix)는 보통 75~80도 사이가 적당한데, 여기서 Brix란 용액 내 당분의 농도를 퍼센트로 나타낸 단위입니다. 가정에서 당도계 없이 확인하려면 시럽을 주걱으로 떴을 때 끈적하게 떨어지면서 실처럼 늘어나는지 보면 됩니다. 이 단계에서 오란다콩 200g을 넣고 빠르게 저어주면 윤기가 사라지면서 콩 사이사이에 실타래 같은 끈기가 보이는데, 바로 이때가 불을 끄고 성형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제 경험상 시럽을 너무 오래 끓이면 굳으면서 딱딱해져서 나중에 이로 씹기 힘들어지고, 반대로 덜 끓이면 틀에서 빼낼 때 흐물흐물해서 모양이 무너집니다. 실온에서 10분 정도 굳힌 후 틀에서 분리했을 때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약간 탄력이 있으면서도 모양이 유지되면 성공입니다.
견과류별 황금 비율과 전처리 방법
오란다는 기본 시럽에 어떤 견과류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식감과 풍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직접 테스트해본 결과, 땅콩 분태 80g + 오란다콩 185g 조합이 고소함과 바삭함의 균형이 가장 좋았습니다. 호박씨나 해바라기씨도 같은 비율로 넣었는데, 호박씨는 씹는 재미가 있고 해바라기씨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었습니다.
모든 견과류는 반드시 로스팅(볶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여기서 로스팅이란 견과류를 건조한 팬에서 중약불로 볶아 고유의 기름과 향을 끌어내는 전처리 방법입니다. 호두는 160도 오븐에서 10분, 아몬드는 170도에서 12분 정도가 적당한데, 생것을 그대로 넣으면 풋내가 나고 식감도 눅눅해집니다.
크랜베리나 건포도처럼 건과일을 넣을 때는 처음부터 시럽과 함께 끓여야 합니다. 저는 크랜베리 80g을 시럽에 넣고 3분 정도 졸인 후 오란다콩 185g을 추가했더니, 새콤달콤한 맛이 시럽에 배어들어 시판 제품과는 확연히 다른 풍미가 났습니다. 다만 건과일은 수분이 있어서 시럽 농도를 약간 높여야 성형이 잘 됩니다.
틀 선택과 성형 노하우
성형 틀은 실리콘 재질이 가장 편합니다. 저는 지름 7.5cm, 높이 4cm 동그란 실리콘 틀을 썼는데, 쿠키 틀이나 미니 타르트팬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만약 틀이 없다면 약간 턱이 있는 쟁반에 랩을 깔고 부은 다음 롤링핀으로 눌러서 네모 모양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틀에 부을 때는 뜨거울 때 바로 부어야 합니다. 시럽이 식으면 점도가 급격히 올라가서 틀 구석구석 채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걱으로 꾹꾹 눌러서 공기를 빼주고, 표면을 평평하게 다듬은 후 10분 이상 실온에서 굳히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 5분만 굳히고 바로 빼냈다가 모양이 흐트러진 적이 있어서, 이후부터는 15분 정도 여유 있게 두고 있습니다.
하트 모양 초콜릿 몰드로 한입 크기를 만들어보려 했는데, 오란다콩 알갱이가 크다 보니 몰드 안에 몇 개 안 들어가서 모양이 제대로 안 나왔습니다. 한입 크기로 만들려면 차라리 손으로 동그랗게 빚는 게 훨씬 나았습니다. 손에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15~20g씩 떼어서 동그랗게 굴리면 균일한 크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감태 오란다는 시판 제품에서는 보기 힘든 조합인데, 만들 때는 생감태를 직접 구워서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중의 조미 감태는 눅눅해지기 쉽고 비린내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출처: 국립수산과학원). 틀 바닥에 감태 한 장, 오란다 반죽, 위에 감태 한 장 순서로 샌드위치 방식으로 만들면 짭조름한 맛이 단맛을 잡아줘서 어른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보관 환경에 따른 식감 변화
오란다는 보관 온도와 습도에 따라 식감이 크게 달라지는 간식입니다. 실온 보관이 가장 이상적인데, 저는 하나씩 유산지에 싸서 밀폐 용기에 담아뒀더니 3~4일 동안 처음 만든 것과 거의 같은 바삭한 식감을 유지했습니다.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눅눅해지지 않습니다.
냉장 보관 시에는 1~2주, 냉동 보관 시에는 1달 이상 가능합니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기 30분 전에 꺼내서 실온에서 자연 해동하면 되는데, 제 경험상 완전히 해동하지 않고 살짝 차가운 상태에서 먹어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처럼 색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다만 무첨가제 제품이므로 가능한 한 빨리 드시는 게 좋습니다.
인절미 오란다는 완성 후 콩가루를 묻히는 방식인데, 콩가루는 습기에 약하므로 먹기 직전에 묻히는 게 베스트입니다. 미리 묻혀서 보관하면 콩가루가 눅눅해지면서 풍미가 떨어집니다. 코코넛 슬라이스를 넣었을 때는 오일 성분 때문에 실온에서도 촉촉함이 오래 유지됐는데, 개인적으로는 호두와 코코넛 조합이 풍미 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란다를 직접 만들어보니 시중 제품보다 설탕 함량을 30% 정도 줄여도 쌀조청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충분했고, 견과류 비율을 높여서 영양가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다음번에는 감태를 꼭 준비해서 짭조름한 버전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틀만 있으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니, 명절 선물용이나 아이 간식으로 한 번쯤 도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