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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바타 만들기 (풀리쉬, 오토리즈, 올리브치즈)

by phj1003 2026. 5. 6.

식빵으로 샌드위치 만들어 먹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담백한 치아바타를 떠올렸죠. 베이커리에서 사먹었던 그 치아바타를~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며 레시피들을 보고 따라해가며 정착한 레시피 소개드려볼께요~

주변에서  "베이커리에서 사온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 레시피로 정착하려고 맘 먹었습니다.

치아바타 특유의 얇고 바삭한 껍질, 그리고 스펀지처럼 쫀득한 속살까지. 오늘은 그 과정을 전부 풀어보겠습니다.

 

풀리쉬, 왜 굳이 써야 할까요

치아바타를 처음 만들어본 분들이라면 "그냥 반죽 바로 해도 되지 않나요?"라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초반에는 풀리쉬 없이 만드는 방법을 먼저 연구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 더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두 가지를 비교해보니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풀리쉬(Poolish)란 밀가루와 물을 동량으로 섞고 극소량의 이스트를 넣어 장시간 저온 또는 실온 발효시키는 사전 반죽입니다.

 

쉽게 말해, 본 반죽에 앞서 미리 발효를 진행시켜 빵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일종의 '맛의 씨앗' 역할을 합니다.

풀리쉬를 사용하면 유기산과 에스테르 화합물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빵 특유의 고소하고 살짝 시큼한 향을 만들어냅니다.

 

풀리쉬 없이 만든 치아바타도 볼륨이나 구조는 충분히 잘 나옵니다.

하지만 한 입 먹었을 때 느껴지는 감칠맛의 깊이가 확연히 다르더라구요.

그 차이를 경험한 이후로는 풀리쉬를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풀리쉬는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극소량(밀가루 160g 기준 약 0.26g)만으로 실온에서 약 11시간 발효시키면 됩니다.

전날 밤에 만들어두면 다음날 아침 바로 쓸 수 있어서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습니다.

 

잘 발효된 풀리쉬를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부피가 원래의 약 3배로 부풀어 있다
  • 표면에 크고 작은 기포가 자글자글하게 보인다
  • 버터리한 견과류 향과 살짝 시큼한 발효 냄새가 난다
  • 가장자리가 살짝 쳐지고 가운데가 약간 가라앉은 상태(피크를 살짝 지난 시점)가 가장 이상적이다

빵 맛에서 풍미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대부분 풀리쉬 발효 상태를 먼저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발효가 덜 된 풀리쉬를 쓰면 빵이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더라도, 그 특유의 고소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토리즈와 폴딩, 이 두 가지가 결정합니다

치아바타는 치대지 않는 빵입니다.

이 말이 낯선 분도 계실 텐데, 일반적인 빵은 반죽을 오래 치대어 글루텐 망을 형성합니다.

그런데 치아바타는 오토리즈(Autolyse)와 폴딩(Folding)으로 그 구조를 대신 만들어냅니다.

 

오토리즈란 밀가루와 물을 섞은 뒤 이스트나 소금을 넣지 않고 일정 시간 휴지시키는 과정입니다.

이 시간 동안 밀가루가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면서 글루텐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반죽의 신장성이 좋아집니다.

저는 오토리즈를 최소 40분에서 1시간까지 충분히 진행했을 때 풍미 차이가 꽤 크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이 단계를 짧게 줄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으로 결과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폴딩(Folding)이란 반죽을 사방에서 접어 올리는 동작으로, 치대기 대신 글루텐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치아바타처럼 수분 함량이 높은 고수분 반죽(Hydration 약 70~75%)에서는 치대기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폴딩이 필수입니다. 고수분 반죽이란 밀가루 대비 물의 비율이 70% 이상인 반죽을 뜻하며, 이 덕분에 치아바타 특유의 크고 불규칙한 기공이 생깁니다.

 

발효와 폴딩 순서는 다음과 같이 진행합니다.

  1. 1차 발효 60분
  2. 1차 폴딩
  3. 40분 발효
  4. 2차 폴딩
  5. 40분 발효 후 성형

제가 경험상 느낀 것은, 폴딩을 할 때 최대한 반듯하고 균일하게 접을수록 최종 성형 단계에서 모양이 훨씬 예쁘게 나온다는 점입니다. 대충 접으면 나중에 직사각형으로 펴기가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폴딩 전에 손을 충분히 적시는 것도 끈적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제빵 연구에 따르면, 장시간 저온 발효와 폴딩을 결합한 방식은 반죽의 글루텐 구조를 더 고르게 발달시키며 기공 분포도 균일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이는 치아바타처럼 고수분 반죽에서 특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리브 치즈 치아바타, 집에서 완성하는 법

성형과 굽기 단계에서 실패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고수분 반죽은 손에 많이 달라붙어서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작업대와 반죽 표면 모두에 덧가루를 충분히 뿌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는 처음 몇 번은 이 부분에서 반죽을 너무 질질 끌다가 기공 구조를 망친 적이 있었습니다.

 

성형할 때는 두께를 약 2~2.5cm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크래퍼로 4등분한 뒤 밀가루 묻은 손으로 살며시 들어 올려 식힘망 위에 올립니다.

이때 밀가루를 최대한 털어내야 구운 후 밀가루 맛이 덜 납니다. 올리브 치즈 치아바타를 만들 경우 체다치즈 40g과 올리브 40g은 소금과 올리브오일을 넣은 직후, 반죽을 마무리하기 전 단계에서 섞어줍니다.

 

굽기 전 2차 발효는 5~10분이면 충분합니다. 손가락으로 표면을 눌렀을 때 자국이 확연히 남으면 오븐에 넣을 준비가 된 것입니다.

오븐은 최고온도로 충분히 예열하되, 반죽을 넣기 전 철판도 함께 예열해두어야 밑면이 고르게 익습니다. 

 반죽을 넣자마자 오븐 내부에 분무질을 4번 하고 문을 닫아주세요. 오븐 내 수분은 빵 껍질이 너무 빨리 굳는 것을 막아주어 오븐 스프링(Oven Spring), 즉 오븐 안에서 반죽이 급격히 팽창하는 현상을 최대화해줍니다.

 

이탈리아 농림부 기준에 따르면 치아바타는 원래 리구리아 지방에서 유래한 빵으로, 슬리퍼를 닮은 납작한 형태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출처: Ministero delle Politiche Agricole). 전통적으로도 고수분 반죽과 긴 발효 시간이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오늘 소개한 방법은 그 원형에 꽤 충실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온도를 220℃로 낮추고 14~18분, 골든 브라운 색이 날 때까지 굽습니다. 다 구워진 치아바타는 바로 식힘망으로 옮기고 종이호일을 제거해 겉이 눅눅해지는 걸 막아야 합니다.

 

결국 치아바타는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느냐'의 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풀리쉬 11시간, 오토리즈 40분, 1차 발효 140분. 느리게 가는 모든 과정이 그 한 입의 맛을 만들어냅니다.

 

처음 도전하신다면 먼저 플레인 치아바타로 감을 잡고, 다음 번에 올리브와 치즈를 넣어보시길 권합니다.

제가 직접 수십 번을 구우면서 확인한 것은 하나입니다.

풀리쉬와 오토리즈, 이 두 단계만 제대로 지키면 집에서도 충분히 베이커리 수준의 치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 https://youtu.be/eSwKeaT2zh0?si=Ug8i1KjRvEASoD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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