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 반죽(pâte à choux)으로 만드는 롤케이크 소개하겠습니다. 슈는 과자만 생각했느데 케잌처럼 먹을수 있다고 해서 너무 궁금하여 만들어 보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마스카포네와 파인애플을 이용하여 크림을 만드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맛있는 케잌을 직접 만들어 보세요~

슈 반죽
슈 반죽(pâte à choux)이란 버터, 물, 밀가루, 달걀을 가열·혼합하여 굽는 과정에서 속이 비어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프랑스식 기본 반죽입니다. 에클레어나 파리 브레스트 같은 디저트의 기반이 되는 반죽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비어 있어 크림을 채우기 좋은 구조가 됩니다.
이 레시피에서 반죽 비율은 버터 80g, 물 200g, 밀가루 130g입니다.
이번에는 불위에서 그냥 만들어 봤어요. 슈반죽의 스타일이 다양하지만 기본은 호화한 뒤 계란양의 조절이 관건입니다.
불 위에서 밀가루를 붓는 순간 덩어리가 생기기 쉽고, 한 번 덩어리가 생기면 나중에 아무리 저어도 고른 반죽이 되기 어렵습니다. 빠르고 강하게 휘퍼로 처음 30초정도 섞어주고, 바닥에 얇은 막이 생길 때 까지 주걱으로 섞어가며 익혀줍니다.
반죽에 달걀을 넣을 때는 달걀 온도와 반죽의 온도를 신경 써야 합니다. 달걀의 에멀시피케이션(emulsification), 즉 지방과 수분이 균일하게 섞이는 유화 과정이 반죽 내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냉장 달걀을 바로 넣으면 온도 차이로 이 유화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달걀은 너무 차지 않게 실온으로 준비하고 반죽은 너무 뜨거워 달걀이 익지 않도록 식혀서 준비합니다.
3개에서 4개 정도를 준비해서 달걀을 한 개씩 추가하면서 반죽이 주걱에서 천천히 뚝 떨어지고 주걱에 삼각형으로 남는 상태가 되는것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농도보다 더 묽으면 형태가 퍼지면서 부풀지 않습니다.
준비된 슈 반죽을 넓은 사각 팬에 유산지를 깔고 전체적으로 얇게 펴 줍니다. 이때 짤주머니를 이용해도 좋지만 저는 그냥 주걱으로 러프하게 펴 주었고, 중간중간 터치해서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180°C에서 40분 굽는 조건도 단순해 보이지만, 오븐마다 실제 내부 온도가 다릅니다. 제 경험상 가정용 오븐은 설정 온도보다 실제 온도가 10~20°C 낮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굽는 중간에 절대 오븐 문을 열지 않는 것도 중요한데, 내부 수증기 압력이 반죽을 부풀리는 원리이기 때문에 문을 열면 그 압력이 빠져나가 반죽이 주저앉습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밀가루는 불 위에서 빠르게 투입하고 즉시 강하게 저어야 덩어리 없는 반죽이 됩니다
- 달걀은 반드시 실온 상태로 한 개씩 추가하면서 농도를 확인합니다
- 굽는 중간에 오븐 문을 열면 반죽이 주저앉으므로 40분 동안 절대 열지 않습니다
- 가정용 오븐은 실제 온도를 오븐 온도계로 별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파인애플 크림, 식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파인애플 크림은 통조림 파인애플 200g을 갈아서 옥수수 전분(corn starch) 50g, 설탕 50g을 냄비에 넣고 걸쭉해 질 때까지 저어가며 끓여줍니다. 옥수수 전분이 열과 수분을 만나 겔화(gelatinization)되면서 액체를 걸쭉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증점제입니다. 제과에서는 커스터드나 과일 필링의 점도를 조절할 때 자주 씁니다.
문제는 파인애플을 갈아서 끓이면 섬유질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아 몽글몽글한 덩어리가 남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덩어리가 마스카포네 크림에 그대로 섞이면 식감이 꽤 거슬렸습니다. 부드러운 크림을 기대하고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중간중간 씹히는 느낌이 나면 전체적인 완성도가 낮아집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파인애플 크림을 완전히 식힌 뒤 마스카포네와 섞은 후에 고운 체(fine mesh strainer)에 한 번 내려주면 됩니다. 고운 체란 촘촘한 금속 망으로, 크림의 덩어리와 섬유질을 걸러내 균일한 질감을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이 한 단계만 추가해도 크림의 마우스필(mouthfeel), 즉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스카포네 크림
마스카포네(mascarpone)는 이탈리아산 생크림을 응고시킨 고지방 크림치즈로, 지방 함량이 40~50%에 달합니다. 크림치즈보다 부드럽고 풍미가 덜 자극적이기 때문에 파인애플 크림의 과일 향을 죽이지 않고 함께 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연유 30g을 넣으면 단순한 단맛이 아니라 유지방에서 오는 깊은 단맛이 더해집니다. 차가운 생크림 300g과 합칠 때는 과도하게 휘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오버휘핑(overwhipping)이란 생크림의 지방 구조가 과도하게 뭉쳐 버터처럼 분리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한 번 분리된 크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마스카포네 3~4큰술에 연유 30g(1온스)를 넣고 휘퍼로 골고루 섞어줍니다. 그런 다음 식혀둔 파인애플 크림을 3분의 1씩 넣어가며 섞어 줍니다. 파인애플 크림을 다 섞어준 뒤,체에 한번 내려 줍니다. 그런 다음 차가운 생크림 300g을 단단한 뿔이 생길때 까지 휘핑하여 마스카포네 혼합물을 넣고 고루 섞어 부드러운 크림을 만들어 줍니다.
구워둔 슈시트를 뒤집어 상대적으로 매끈한 면에 전체적으로 마스카포네 크림을 발라줍니다.그리고 돌돌 말아줍니다. 이때 슈가 갈라질수도 있으나 천천히 끝까지 말아서 유산지로 감싸 냉장고에 4시간숙성 시킨 후 슈가파우더를 뿌려주고 잘라서 맛있게 먹어줍니다~.
응용 측면에서 제 경험상 파인애플 크림 대신 레몬 커드(lemon curd)나 레몬 머랭 파이 필링을 넣어도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맞습니다. 같은 슈 반죽과 마스카포네 베이스를 유지하면서 필링만 바꾸면 완전히 다른 케이크가 되는 셈입니다. 크림의 산미(acidity) 조절이 관건인데, 파인애플보다 레몬이 산도가 높으니 연유 비율을 조금 올려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제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슈 반죽 기반 케이크는 수분 관리가 핵심 기술로 꼽힙니다. 굽는 과정에서 내부 수분이 증발하며 구조를 만들고, 크림을 채운 뒤에는 냉장 숙성을 통해 크림이 안정화되는 원리인데, 이 레시피처럼 4시간 냉장은 최소한의 숙성 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
슈가파우더(sugar powder) 마무리는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겉면의 수분을 흡수해 표면이 끈적이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식품 제조 기준상 슈가파우더에는 옥수수 전분이 3~5% 혼합되어 굳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이 케이크를 두 번째 만들면서 제 판단은 확실해졌습니다. 체에 내리는 과정과 달걀 온도 관리, 이 두 가지만 지켜도 결과물의 질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처음 도전이라면 마스카포네 크림을 만들 때 체를 꼭 준비해두시길 권합니다.
레시피대로만 따라가도 기본은 나오지만, 이 디테일 하나가 "그냥 맛있는 케이크"와 "다시 만들고 싶은 케이크"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